갈지(之)자처럼 왔다갔다 하는 장성군의 행보에 비난이 거세다. 여론에 이리저리 휘둘려 줏대 없는 행정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관계자에 따르면 장성군은 남면 공공하수처리시설을 당초 계획했던 장소에 재시공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장소는 분향 1리 1407-1번지로 2018년 9월 최초 준공을 시작하였으나 주민 반발이 거세 19년 1월에 공사를 중단한 바 있다. 당시 주민대책위 측은 “장성군의 공식 의견수렴 절차가 없었다”며 “군이 거짓말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장성군은 분향1리에서 400~500m 떨어진 분향리 1994-4번지에 새롭게 시설을 준공하려 했으나 역시 인근 월정리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에 무산됐다.

그 후 시공 계획은 최초의 분향 1리로 돌아오게 됐다.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새로운 부지를 찾아볼 생각은 하지 않고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돌아왔다”는 평이다.

주민들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으로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수처리장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며 “마을과 멀리 떨어진 장소에 설치해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해 달라는 것이지 결코 님비가 아니다”라면서 장성군이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24일엔 호소문을 통해 “주민들은 하수처리시설을 설치할 장소가 없어 고민하던 장성군에 부지 제공을 제안하고 적극 협조에 나섰다"며 "그럼에도 군은 주민들과의 약속을 파기하고 또다시 분향마을에 분뇨처리장을 설치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도대체 장성군은 왜 같은 실수를 반복하려 하나”라며 “대안을 제시했음에도 공사를 강행한다면 주민들은 어쩔 수 없이 현장봉쇄 등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강력히 저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군민을 상대로 서명운동 전개, 주민 총궐기대회 개최와 주민감사, 행정소송도 함께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의 조치는 굉장히 강경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반대투쟁에 나서면서 변호사 선임은 물론이고, 전남도 등 관계기관에 대한 항의 방문 및 행정 조치를 취했다. 지난 25일엔 장성경찰서를 방문해 다음 달 24일까지 집회신고도 접수했다.

이 밖에 지난 17일에는 심민섭 의원에게 주민들의 뜻을 전달하여 주민들과 함께할 것을 약속받았으며 민주당 전남도당과 김한종 도의원을 만나 주민들의 반대 의지를 밝혔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해당 부지의 주민들과 적절한 대안에 대해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 행정이 지나치게 여론을 의식하여 줏대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선 "담당 부처로 배치된지 얼마 되지 않아 답변할 입장이 아니다"며 "답변하기 곤란한 부분은 말씀 드리지 않겠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