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료 수확 기계장비 보조사업'(이하 조사료 보조사업) 관련, 축산 현장서 불만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반면 관계 당국 의견은 정면으로 상충하고 있어, 축산인들의 행정불신은 날이 갈수록 깊어지는 중이다.

최근 전남도내 복수의 관계자들에게서 축산 보조사업에 대한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사업의 관리 감독 방식에 대한 근본적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원받은 새 장비를 비싼 가격의 중고가로 매도한 후, 저렴한 중고가로 매입하는 이른바 ‘중고 농기계 돌려막기’와, ▲신청자격(30ha) 충족을 위한 재배면적 부풀려서 신고하기 ▲농기계가격을 할인 받은 후 미신고 ▲원활한 사업 신청을 위한 담당 공무원과의 유착 관계 등 각종 의혹이 몇 년째 끊이지 않는다.

이를 두고 각 지자체들은 한결같이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감독이 철저한 것은 물론이고, 기계장비에 새겨진 ‘기대번호’를 대조하기 때문에 감독망을 벗어나는 행위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다른 의혹 또한 모두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일축한다. 여러 서류상의 행정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제기된 부정 행위들은 사전에 차단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관리·감독의 문제점과 개선안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 또한 단호하다. 감독 행위를 ‘사전 고지 없이’, ‘동시에’, ‘성실하게’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관리·감독이 사전에 고지가 될 경우, 문제의 농가들은 해당 장비를 ‘일시적’으로 해당 농가에 복귀시켜 두는 것으로 전해진다. 관리망을 피하기 위해 비교적 가까운 거리의 농가끼리 거래를 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때문에 별도의 고지 없이, 혹은 사전 고지와 시행일 간의 간격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감독을 ‘동시에’ 해야 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다. 시차를 두고 진행할 경우 기계장비의 지역별 ‘돌려막기’를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축산 관계자에 따르면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담당 공무원의 성실함과 직업 윤리다. 현장 실사와 서류 상의 대조 및 ‘장비 수리를 이유로 한 감독 회피’ 등, 부정행위에 대한 불감증 개선은 공무원으로서 직업윤리와 성실함이 크게 좌우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항은 보조사업의 효율적 추진을 넘어, 투명하고 신뢰받는 행정을 구현하는 데 꼭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당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 역시 적지 않다. 현장을 고려하지 않은 채 형식적인 답변만 되풀이한다는 점에서다. 또한 전남도는 지난 16년, 농기계 보조사업의 허술한 관리로 홍역을 치렀음에도 근본적인 관리책은 변한 것이 없다는 불만도 나온다. 당시 농민 약 40여 명이 자부담을 마련하지 않고 업체 사장의 ＇대납＇을 통해 보조금을 받아낸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모 축산 관계자는 “당국에선 의혹 하나하나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현장에선 매일 불만과 의혹이 쏟아진다”며 “형식적인 답변보다는 어째서 심각한 논란에 휩싸였는지, 의혹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렇게 소수만 불투명한 방법으로 보조를 할 거면 차라리 아무도 주지 말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