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자원공사가 일선 지자체를 상대로 불필요한 요구나 소송을 남발하면서 행정력 낭비와 함께 업무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5일 한국수자원공사와 광양시에 따르면 공기업인 한국수자원공사(이하 수공)는 광양시가 섬진강 하천수 사용료를 부과하자 댐에서 방출된 물은 감면대상이라며 사용료 부과처분 취소소송을 광주지법에 제기했다.

수공은 1976년 광양시 다압면 섬진강 변에 수공 취수장을 설치한 뒤 섬진강 하천수를 취수해 광양시와 광양제철을 비롯한 여수산업단지 등에 생활용수와 공업용수 등을 공급하면서 물값을 받고 있다.

광양시는 그동안 법적 근거가 불분명했던 관계로 섬진강의 하천수를 취수해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물값에 대해 요금을 부과하지 못했으나 2017년 10월 제정된 하천법을 근거로 2013~2016년분 섬진강 하천수 사용료 일부 금액 36억4,000만원을 부과함과 동시에 하천수 사용료 징수 근거를 마련했다.

하지만 수공은 2018년 광주지법에 광양시의 섬진강 하천수 사용료 부과는 부당하다며 하천수 사용료 부과처분을 취소하라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사실상 광양시 손을 들어줬다.

섬진강 하천수 사용료 소송에서 승소한 광양시는 지난해 4월 주암댐에서 방류했다고 하더라도 광양시 소재 섬진강 하천에서 취수한 물을 판매해 수익을 창출한다면 물값 부과 대상이라고 판단해 그동안 수공이 면제 대상이라고 주장했던 나머지 물 값 2014~2015년분 사용료 30억을 부과했다.

섬진강 하천수 사용료 부과를 또 불복한 수공은 광양시가 부과한 물값 30억원을 일단 낸 뒤 '댐에서 방류한 물은 감면대상'이라며 물 사용료 부과처분 취소 행정심판을 전남도에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같은 해 10월 8일 또다시 광양시를 상대로 섬진강 댐 용수에 대한 물값 부담금 취소소송을 제기해 오는 21일 광주지법에서 첫 심리가 열릴 예정이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광양시는 "수자원공사는 본인들이 방류한 하천수라고 주장하지만 댐에서 하천까지 거리만 100km다"며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르는 일이고, 판례에 의하면 하천에 방류된 물은 하천수로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수공 관계자는 "옳고 그른 문제보단, 법의 적법성 여부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수공은 매년 광양시 소재 섬진강 다압취수장에서 8,400만t의 하천수를 도수관을 통해 수어댐으로 보낸 뒤 생활용수와 공업용수로 공급, 연간 700억여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