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전남글로텍고등학교 3개교 120억 지원, 나머지 42개 직업계고는 어쩌란 말인가?
전남교육청은 특권교육을 중단하고, 직업계고 혁신을 위한 실질적 지원에 나서라!
김태리 기자입력 : 2024. 11. 01(금) 09:18
전라남도교육청(교육감 김대중)은 지역 거버넌스 구축을 통한 지역 맞춤형 인재 양성과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선도하는 고숙련 실무 인재 양성을 목표로 ‘전남글로텍고등학교’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오는 11월 22일까지 희망 조사를 진행하며, 2025년 2~3월에 신청서를 제출하고 4월에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지정된 3개 학교는 5년간 총 40억 원씩 지원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이 사업은 과거 전남의 50개 공립 일반고 중 15개를 자율형 공립고로 선정해 추가 예산과 특별 혜택을 제공했던 특권교육 정책과 매우 유사하다. 지역 교육 여건 개선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특정 학교에만 집중된 지원은 교육의 형평성을 훼손하고 지역 간 교육 격차를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현재 전남의 직업계고는 심각한 위기에 봉착해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산업 구조 변화 속에서 학생 모집의 어려움과 시설 및 예산 부족이 겹치며 존립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직업계고는 지역사회의 중요한 인재 양성 기관이자, 실무형 인재를 배출하는 핵심 축임에도 불구하고 정책적 관심과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특정 학교에만 예산을 집중 투자하는 정책은 직업계고 전반의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오히려 교육 불균형을 심화시킬 우려가 크다. 교육재정이 악화되는 상황에서도 직업계고 예산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개 학교에 5년간 120억 원을 투자하는 것은 소수에게만 혜택을 주는 특권교육의 연장일 뿐이다. 이는 다수의 희생을 담보로 하는 불공정한 정책이다.

진정 직업계고의 혁신과 발전을 원한다면, 전남의 45개 모든 직업계고를 전남글로텍고등학교로 지정하여, 각 학교가 학생과 지역 여건에 맞게 스스로 혁신할 수 있도록 충분한 예산을 투여해야 한다. 수백억 원을 들여 단 5일간 진행되는 이벤트성 글로컬미래교육박람회 같은 행사를 축소하거나 폐지해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전남교육청과 김대중 교육감에게 강력히 촉구한다. 자본 논리와 포퓰리즘에서 벗어나 학교 현장의 실태를 깊이 이해하고, 학생과 지역사회를 위한 가치 중심의 정책으로 전면 전환하라. 교육의 형평성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실질적 대책을 마련하라.

2024. 11. 18.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남지부
김태리 기자 hoahn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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