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가 민의를 ‘왜곡’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진행 중인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관련 설문조사에 공무원에게 투표를 독려하는 공문을 배포한 것.

전남도는 지난 14일 ‘권익위 국민의견조사 참여 협조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각 시군에 배포했다. 공문에는 “권익위의 설문 결과가 우리 (전남)도 핵심과제인 의과대학 설립 추진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바 각 시군·출연기관에서는 ‘모든 직원’과 지인분들이 설문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달라”는 내용을 담겨있었다.

이에 앞서 의대 정원 확대 문제로 정부와 의사 집단이 첨예한 갈등을 빚는 가운데 지난달 14일 의사협회는 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위와 관련하여 국민권익위원회에서는 국민생각함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익명의 제보자는 해당 설문조사에 공무원을 비롯하여 그들의 지인까지 동원되고 있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제보자는 “도의 이익이니 찬성투표하라는 말과 뭐가 다르냐며, 개개인의 의견은 묵살하고 공무원의 지인까지 강제 동원하는 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전남도청 관계자는 “전라남도가 인터넷 안되는 곳도 많고 해서 많이들 그런 설문 있는지도 잘 모르신다. 그런 분들이 많아서 ‘동의를 해라’가 아니라 이런 설문이 있다고 알려주는 그런 공문이었다”며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고 결과를 왜곡시키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며 해명했다.

설문조사 댓글 중에는 “전남도, 목포, 남원을 비롯한 여러 지자체에서 지시사항이라고 공문을 만들어서 여론조작을 유도하고 있다”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까지 등장했다.

한편 권익위는 2주간 국민정책참여 플랫폼인 ‘국민생각함’에서 해당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해당 설문은 ‘귀하께서는 지역 의료 불균형 해소를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귀하께서는 지역 의료 불균형 해소를 위해 의사 수를 확충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귀하께서는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을 강행할 경우 파업이 불가피하다는 의사협회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등의 질문으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