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군이 유물 산포지에 문화재 보호를 위한 ‘표본조사’도 없이 아파트를 착·준공해 논란이 예상된다. 혹 묻혀있을지 모를 문화재의 치명적 손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군 관계자들은 자신들의 실수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고만 해 더욱 파장이 일 전망이다. ▶문화재 표본조사 ‘누락’… ‘대체 어쩌다?’ 지난 18년, 함평군은 A시공사에게 아파트 착공에 대한 '조건부 허가'를 내줬다. 유물 산포지인 월야면에, 문화재 발굴 '표본조사' 후 문제가 없을 시 착공을 해도 된다는 내용이다. 문화재보호법에 따르면 유물 산포지는 문화재에 해당하므로, 공사 시행 전에 발굴조사의 방법 및 절차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표본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문제는 착공 전 시공사가 바뀌면서 표본조사서가 ‘누락’된 채 착공계가 제출됐다는 점이다. 군은 의심없이 이를 허가하면서 현재 자리에 아파트가 들어서게 되었다. ▶문화재 표본조사서는 채변봉투? 눈 가리고 아웅 작년 10월 건축이 마무리된 뒤 시공사가 사용승인 준공허가 신청서를 넣었을 때, 그제야 함평군은 문화재 발굴 표본조사서가 첨부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함평군은 뒤늦게 시공사에 표본조사서를 요청했고, 시공사는 사업부지가 아닌 잔여부지에서 조사해 제출했다. 바로 이 점이 문제로 지적되는 부분이다. 표본조사란 특정 지역에 대한 시굴·발굴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조사로 건설공사 사업면적 중 매장문화재 유존지역 면적의 2% 이하 범위에서 매장문화재의 종류 및 분포 등을 말 그대로 표본적으로 조사, 굴착하여 문화재의 여부를 확인하는 조사이다. 공사 이후 잔여부지에서 조사했어도, 조사의 본 취지인 ‘사업면적 내에 매장되어 있었을지 모르는 문화재’는 영영 사라진 것이다. 이에 함평군 문화예술팀 관계자는 “복합민원이라 협의를 통해 표본조사 후 착수하라 전달한 사안인데, 시공사가 바뀌면서 인수인계가 안 된 것 같다”며, “문화재보호법도 그렇고, 행정적으로 명령을 한 사안이기 때문에 고발조치가 들어간다”고 말했다. ▶문화재는 뒷전…책임회피 급급한 공무원들 함평군 역시 비난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군 또한 표본조사서 없이 착공계를 허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착공계 허가를 내어준 건축지도팀은 “건설공사 시 문화재 보호 관련 내용에 착공신고 전 표본조사 결과보고서를 내라는 문구는 없으므로 책임이 없다"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문화예술팀 또한 ”군에서는 해당 지역에 표본조사를 실시하라고 요구했고, 건설과에서 착공 허가가 나갔다, 이후 검토과정에서 누락사실을 발견했다“며 책임을 피했다. 유물산포지에 있어 문화재 보호에 앞장서야 하지만, 군청은 책임회피에 급급했고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민과 후대의 몫이다. 함평군의 더 나은 문화재 보존 의식이 필요하다는 것은 자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