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소속 호남 국회의원들은 ‘내년 대선에서 누구를 지지할까’도 또 다른 관심 대상이다. ‘빅3’ 대권주자가 최근 대권행보를 가속화하면서 호남 민심을 대변하는 국회의원들의 향배에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이 쏠린다. 지역 국회의원들은 호남 출신을 획일적으로 지지하던 예전과 달리 각자도생으로 입장이 갈리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선 벌써 각 진영에 줄을 선 의원들 이름까지 나돈다.

광주 동구 이병훈 의원은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를 광주 지역구 의원 중 유일하게 공개적으로 돕고 있다. 전남에서는 이 전 대표 지지로 분류되는 인사는 이개호(담양·함평·영광·장성), 윤재갑(해남·완도) 2명뿐이다. 이 의원은 이 전 대표의 지역구를 물려받은 인사로 특보단장을 맡아 가장 앞장서 활동하고 있다. 윤 의원도 지난 5월 8일 이 전 대표의 ‘신복지 광주포럼’에 참석하는 등 지지 의사를 공식화했다.

진안 출신의 정 전 총리는 누구보다 폭넓은 당내 지지 기반을 갖고 있다. 정 전 총리를 지지하는 의원으로는 김회재 의원(여수을)이 꼽힌다. 또한 신정훈 의원(나주·화순)도 정 전 총리의 지지 의원으로 분류된다. 지난 5월 13일 광주·전남 지역의 김회재, 신정훈, 양향자, 이용빈, 조오섭 의원이 정 전 총리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민형배 의원이 가장 먼저 공개적으로 경북 안동 출신인 이 지사 지지를 표명했다. 서삼석 의원, 주철현 의원 그리고 이해찬계로 불리는 이형석 의원은 이 지사에게 우호적이다.

송갑석, 윤영덕 의원은 ‘정중동’이다. 송 의원은 당직을 맡아 누구를 지지할 수 없다며 관망하고 있다, 일부 의원의 경우 인간적 서운함을 사지 않기 위해 지지 여부와 무관하게 지지자들의 모임에 참석해 눈도장을 찍는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결론적으로 광주·전남 국회의원 18명은 이재명 지지 4명, 정세균 지지 6명, 이낙연 지지 3명, 관망파 5명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당초 이낙연 전 대표 지지를 표명했던 일부 국회의원은 최근 이재명 경기지사 지지로 슬며시 선회하는 등 절반 이상이 민심을 읽어가며 대선 판세를 저울질하고 있는 셈이다.

광주·전남 국회의원들의 대권주자별 지지 표명이 잇따른 데다 민주당 소속 광주·전남 광역·기초의원까지 더해져 '헤쳐모여'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민주당 소속 58명의 전남도의원 가운데 과반수가 넘는 38명이 이낙연 전 대표를 공식적으로 지지했다.

광주지역 정치권도 물밑 세 결집에 한창이다. 광주시의회 내부적으로 이 전 대표를 지지하는 시의원 규모가 우세한 형국이다. 하지만 정 전 총리, 이 지사를 지지하는 시의원들도 적지 않은 결속력을 갖췄다. 이처럼 대권을 앞두고 호남 일대가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대선에서 전략적 선택을 해왔던 호남 민심이 결국 누구를 향하게 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