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패배를 맛봤지만 7전 8기 정신으로 일어나, 결국 호남 정치의 리더가 되었다. 지난 5월 2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새 당 대표에 선출된 송영길 의원의 이야기다.

1963년 전남 고흥 출생인 송 대표는 광주 대동고 재학 중 광주민주화운동을 겪었다. 이후 연세대 경영학과에 입학해 1984년 연세대 최초 직선 총학생회장을 역임했다.

연대 총학생회장으로 학생운동을 하다가 구속된 이래 석방돼서 인천에 내려가 노동운동을 했다. 나중에 변호사가 된 이후에 3년 정도 변호사 활동을 하다가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직접 송 의원을 정치에 입문시켰다. 그 이후 지금까지 23년 동안 5선 국회의원과 인천시장을 역임했다. 586세대 맏형격인 송 대표의 당권 도전은 2016년과 2018년에 이어 올해 세번째다. 지난 2018년 당 대표 선거에선 이해찬 전 대표에게 밀려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삼수 끝에 결국 2021년 5월 그는 당권을 거머쥐었다.

승리를 향한 변화를 위해 주저 없이 전진해야 한다고 외쳤던 86그룹 출신 첫 여당 대표 송영길. 두 번 넘어졌어도 세 번째 일어난 오뚝이가 여당의 중심에서 1년 남짓 남은 대선, 승리로 이끌 ‘Key & King maker’가 될 수 있을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두 번의 쓴 맛을 보았던 송영길, 3번째 출사표를 던졌던 진짜 이유

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당 대표가 정당의 의사결정을 주도한다. 우리 정당에서 당 지도부가 아니면 사실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가 없었다. 더구나 당이 지금 위기 상황이다. 저는 문재인 후보 총괄선대본부장으로 문재인 정부를 출범시켰다. 성공적으로 마무리가 될 책임 또한 저한테 있다. 만약 우리가 일궈낸 문재인 정부가 실패하면 우리로서도 마음이 아픈 일이다. 그래서 저는 정치적 책임감을 가지고 당 대표가 되어 대선 승리를 이끌어보고 싶다.”라고 말하며 당 대표를 도전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송영길 당 대표의 ‘원-팀’과 협치

5월 2일 더불어민주당 새로운 당 대표로 송영길 의원이 당선됐다. 송 의원은 친문 색채가 가장 덜한 후보였다. 그런 관점에서 송영길 신임 대표 등장은 의미가 있다. 여당 내에서 다양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송 대표는 취임 당시 수락 연설문을 발표하였다. 그는 “윤호중 원내대표님과 긴밀히 협력해서 당 내 민주주의를 강화하며 변화해가겠다. 그리고 경쟁에 참여해주신 홍영표 의원님의 개혁에 대한 열정, 우원식 의원님의 민생에 대한 헌신을 잘 수용하여 민주당을 원-팀으로 만들어 가겠다. 먼저 새로 선출된 최고위원과 함께 우리 당 174명의 국회의원과 소통하겠다. 또한, 전국의 당원, 대의원들과 카톡 메신저를 통해 직접 소통하며 의견을 수렴해 가겠다.”라고 밝혔다.

2일에 ‘원-팀 민주당’을, 3일에는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 뿐만 아니라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도 참배해 ‘협치’를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선’이라는 목적지, 항해자 송영길 Key & King maker 되나

송영길 대표는 취임 당시 “고문, 원로님들의 지혜를 구하고 20~30세대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겠다. 코로나 상황에 고통받는 중소기업인, 자영업자,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 우리 당의 자랑스러운 대선주자들과 소통하고 대선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하겠다.”라고 발언하였다.

그는 4·7 재보선 참패로 확인된 민심을 수습하며 당 쇄신을 이끄는 동시에, 내년 3월 차기 대선을 공정하게 관리할 책무를 안게 됐다.

이에 5월 11일 재선 의원들과 간담회를 열어 4·7 재보궐선거 이후 당 운영에 관한 의견을 수렴했다. 이날 그는 “대선이 302일 남았다. 의원들의 모든 법안 제출이나 대정부질문이나 모든 활동은 302일 후 국민의 마음을 얻어 다시 한번 국정을 책임질 수 있는 기회를 얻는 데 도움이 될 것인가 안 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이어 나도 5선 의원을 했으니 쭉 선거 패배가 있을 때마다 패배를 반성하지만, 실제 대응은 다른 방향으로 나와서 어려운 점이 많다. 우리 민주당도 이번 4·7 재보선 패배와 관련된 민심을 어떻게 진단하느냐에 따라 이후 대응 방안과 생각에 차이가 있을 것이다.”라고 발언했다.

대선까지 1년 남짓밖에 안 남은 상황. 민주당이라는 선박의 선장 송영길이 어떤 리더십을 발휘하며 이끌어갈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인순고식 구차미봉’ 송영길의 정치 뿌리는 호남

송영길 대표는 당선 후 5월 7일 광주를 찾아 5·18 민주 영령 앞에 '큰 절'을 올렸다.

그는 방명록에 연암 박지원의 ‘인순고식 구차미봉(因循姑息 苟且彌縫) 인습을 고치고 편안함을 버리고 당당하게 유능한 개혁 민주당을 만들어 가겠다.’라고 썼다.

이와 관련해 “인습에 얽매여서 편안함을 추구하고 개혁을 시도하다 도로아미타불이 되지 않도록, 구차하게 미봉책으로 끝나면 안 된다는 취지가 담겨 있다. 민주당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저의 의지”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문재인, 노무현 두 대통령을 배출한 힘이 광주에서 같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두 분이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건 광주라는 지역을 고립시킨 냉전적 지역주의에 맞서 단호하게 광주의 편, 정의의 편에 섰기 때문이다.”라고 광주를 방문한 이유에 대해서 밝혔다. 또한, 송 대표는 현장 최고위에서 “항상 광주는 민주당과 대한민국 민주화 정신의 뿌리였다. 광주의 정신을 잘 받들고 계승해 문재인 정부를 성공시키고, 정권 재창출을 이루는데 헌신하겠다. 더 나아가 5.18정신은 광주만이 아니라 대한민국과 아시아, 세계의 민주주의 정신에 중요한 그늘이 되고 있다. 여⦁야가 5.18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행위를 처벌하는 법을 함께 처리해 5.18정신이 대한민국 헌법적 정신으로 승화될 수 있도록 논의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송 대표의 향후 광주·전남의 발전 계획

광주군공항 이전과 관련해서 송영길 의원은 당 대표 후보시절 “군공항 이전이라는 작은 관점이 아니라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이 메가시티 관점에서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하고 배후도시와 연결성을 추진하는 것 같은 큰 시각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광주·전남 행정 통합 수준을 넘어 메가시티 정책을 조금 더 구체화 시켜야 한다.”라고 말한바 있다.

이는 광주전남 현안 사업에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송 의원은 당 대표 취임 후 7일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한 데 이어, 빛가람혁신도시 한전공대 조성 현장 등을 둘러봤다. 그는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와 인공지능 중심도시 광주 만들기 사업, 초강력레이저센터, 달빛내륙철도, 한국에너지공과대학 개교 등 광주전남지역 현안사업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 특히, 앞으로 한국에너지공대가 세계 TOP10 공과대학으로 성장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 세계적 기업이나 석학 유치를 위해선 국제학교 설립이 필요하다. 최고의 혁신도시 건설을 위해 정주 여건이 개선되도록 적극 돕겠다.”고 약속했다.



송 대표가 풀어야 할 과제 ‘당-청관계’

송영길 대표는 지난 11일 재선의원 간담회에서 “여당 의원들이 청와대에 휘둘리는 것을 바꾸겠다. 당이 중심이 되겠다”라고 선언하며 새로운 당청 관계를 표명했다. 청와대가 아닌 당이 정국 주도권을 가져올 것임을 예고하고 나서며 당청 관계를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로 인해 청와대와의 갈등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송 대표는 “부동산 사태의 원흉이 김 실장이라는 소리가 있을 정도로 김상조(전 청와대 정책실장)는 내로남불의 극치였다”면서 “여당 국회의원들을 향해 청와대 정책실장이 강의하는 듯 하는 것부터 바꿔야 한다. 당이 중심이 되는 대선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임기말 레임덕으로 집권당과 청와대가 갈등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당·청 갈등의 선을 넘지 않고 민심에 부합하는 정책 보완으로 쇄신 이미지를 부각할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