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세계적 거장’, 오승윤 화백!
박준호‧ 김지해 기자입력 : 2022. 01. 03(월) 08:19
오승윤, 풍수(風水), 2006, oil on canvas, 60.6×72.7cm
명문(名門) 화단･가문 출신, 오승윤!
명문 호남 화단의 중심에는 동양화의 의재 허백련(毅齋 許百鍊) 화백과 서양화의 오지호(吳之湖) 화백이 자리잡고 있다. 오지호 화백의 장남은 구상화단의 대가 오승우(吳承雨) 화백이고, 둘째 아들이 바로 오승윤(吳承潤) 화백이다.
고등학교 때까지 의사를 꿈꾸었지만, 1959년 전국학생실기대회에서 《소묘》라는 작품으로 최고상을 받은 뒤 미술로 진로를 바꿨다고 한다. 1964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하고, 1974년 전남대학교 예술대학 창설에 참여하여 1982년까지 교수를 지냈다. 1980년 프랑스로 건너가 아카데미 드 라 그랑드 쇼미에르(Academie de la Grande Chaumiere) 등에서 공부하였다. 1982년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교수직을 버리고 전업화가의 길을 걸으면서 한국 전통의 색깔을 표현하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아버지를 이어 광주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예술의 지경(地境)을 넓히는데 일조한 오 화백은 1991년 ‘오방색(五方色)’의 대가로 성가(成家)하기 전까지는 구상화에 몰두했다. 해녀도(海女圖)와 직녀도(織女圖) 등은 그의 대표적인 구상 작품들이다.
그의 명제(命題)와 ‘풍수시리즈’
오 화백은 평소 "내 작품의 영원한 명제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이며 평화이다."라고 그림 그리는 궁극적인 목적을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자연의 품에서 살아가는 한 인간은 풍수(風水)의 특성을 외면할 수 없다. 즉 풍수는 인간과 자연의 조화이다.
오랜 연구 끝에 그는 1991년부터 본격적으로 우리네 산천(山川) 마을에 ‘오방색’을 입히기 시작해 일명 ‘풍수시리즈’로 성가한다. 그의 풍수시리즈는 두둥실 떠 있는 구름, 창공을 나는 새들, 굽이굽이 흘러내리는 산자락, 옹기종기 모여 있는 초가, 초원의 나무와 강가의 물고기로 구성되어 있다. 캔버스 사방에 펼쳐진 눈처럼 내리는 동그라미와 토끼 귀 모양의 반타원형은 음양오행의 기(氣)를 의미한다고 한다. 잘 짜여진 구도와 화려한 색상으로 오 화백이 만들어 낸 우리네 산촌 마을의 모습에서 인간과 자연의 평화롭고 조화로운 삶의 풍경을 엿볼 수 있다.
그가 남긴 ‘마지막 작품’
위에 소개된 ‘06년 작 ‘풍수(Wind & Water)’는 2014년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 「오승윤 유작전」에 출품된 작품이다. 어머니 품처럼 따스하게 펼쳐진 넓은 산자락 아래 자리 잡고 있는 아담한 17채의 초가집과 아름답게 단장한 두 그루 나무. 하늘에 한 점 떠 있는 구름을 벗삼아 세 마리 새들이 산과 초원을 넘나들며 날갯짓하는 모습, 마을 앞 강가에 노닐고 있는 각기 다른 세 종류의 물고기들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이 평화롭고 소박한 마을의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지고 만다. 오 화백은 산 좋고 물 좋은 아름답고 평화로운 우리네 마을이 오래오래 보존되기를 염원하며 강렬한 오방색의 화려함 속에 이 마을을 담았으리라! 오랜 세월 꿈꾸어 오던 오방색의 진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 득의(得意)의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본 작품 ‘풍수’는 2006년 1월 작가가 타계하기 전 완성한 마지막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를 잃은 안타까움과 진한 여운이 다시 한 번 가슴 한편을 맴돌게 한다.
세계가 주목한 ‘20세기의 거장’
그의 작품은 한국을 넘어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미술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1996년 4월 열린 몬테카를로 국제현대미술전에서 특별상을 받았고, 1999년 6월에는 프랑스의 미술잡지 ‘위니베르 데자르(Univers des Arts)’ 표지에 그의 작품이 실리기도 하였다.
한국과 유럽화단을 중심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며 다양한 작품세계를 선보인 그에 대해 프랑스 미술평론가 파트리스 드 라 페리에르(Patrice de La Perrière)는 ‘20세기의 거장’이라고 평했다. 또한 "오 화백은 피카소, 마티스, 보나르, 고야처럼 연구되어야 할 화가로 그의 작품은 20세기 미술사의 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라고 극찬했다.
10년만 더 붓을 잡았더라면 세계무대를 주름잡았을 그가 오늘날 몹시 보고 싶고 그립다.
[작가 프로필]
오승윤 (1939~2006)
홍익대학교 회화 학사 전남대학교 예술대학 교수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UN IAEWP 세계평화교육자상 모나코 몬테카를로 국제현대미술전 특별상
명문 호남 화단의 중심에는 동양화의 의재 허백련(毅齋 許百鍊) 화백과 서양화의 오지호(吳之湖) 화백이 자리잡고 있다. 오지호 화백의 장남은 구상화단의 대가 오승우(吳承雨) 화백이고, 둘째 아들이 바로 오승윤(吳承潤) 화백이다.
고등학교 때까지 의사를 꿈꾸었지만, 1959년 전국학생실기대회에서 《소묘》라는 작품으로 최고상을 받은 뒤 미술로 진로를 바꿨다고 한다. 1964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하고, 1974년 전남대학교 예술대학 창설에 참여하여 1982년까지 교수를 지냈다. 1980년 프랑스로 건너가 아카데미 드 라 그랑드 쇼미에르(Academie de la Grande Chaumiere) 등에서 공부하였다. 1982년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교수직을 버리고 전업화가의 길을 걸으면서 한국 전통의 색깔을 표현하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아버지를 이어 광주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예술의 지경(地境)을 넓히는데 일조한 오 화백은 1991년 ‘오방색(五方色)’의 대가로 성가(成家)하기 전까지는 구상화에 몰두했다. 해녀도(海女圖)와 직녀도(織女圖) 등은 그의 대표적인 구상 작품들이다.
그의 명제(命題)와 ‘풍수시리즈’
오 화백은 평소 "내 작품의 영원한 명제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이며 평화이다."라고 그림 그리는 궁극적인 목적을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자연의 품에서 살아가는 한 인간은 풍수(風水)의 특성을 외면할 수 없다. 즉 풍수는 인간과 자연의 조화이다.
오랜 연구 끝에 그는 1991년부터 본격적으로 우리네 산천(山川) 마을에 ‘오방색’을 입히기 시작해 일명 ‘풍수시리즈’로 성가한다. 그의 풍수시리즈는 두둥실 떠 있는 구름, 창공을 나는 새들, 굽이굽이 흘러내리는 산자락, 옹기종기 모여 있는 초가, 초원의 나무와 강가의 물고기로 구성되어 있다. 캔버스 사방에 펼쳐진 눈처럼 내리는 동그라미와 토끼 귀 모양의 반타원형은 음양오행의 기(氣)를 의미한다고 한다. 잘 짜여진 구도와 화려한 색상으로 오 화백이 만들어 낸 우리네 산촌 마을의 모습에서 인간과 자연의 평화롭고 조화로운 삶의 풍경을 엿볼 수 있다.
그가 남긴 ‘마지막 작품’
위에 소개된 ‘06년 작 ‘풍수(Wind & Water)’는 2014년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 「오승윤 유작전」에 출품된 작품이다. 어머니 품처럼 따스하게 펼쳐진 넓은 산자락 아래 자리 잡고 있는 아담한 17채의 초가집과 아름답게 단장한 두 그루 나무. 하늘에 한 점 떠 있는 구름을 벗삼아 세 마리 새들이 산과 초원을 넘나들며 날갯짓하는 모습, 마을 앞 강가에 노닐고 있는 각기 다른 세 종류의 물고기들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이 평화롭고 소박한 마을의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지고 만다. 오 화백은 산 좋고 물 좋은 아름답고 평화로운 우리네 마을이 오래오래 보존되기를 염원하며 강렬한 오방색의 화려함 속에 이 마을을 담았으리라! 오랜 세월 꿈꾸어 오던 오방색의 진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 득의(得意)의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본 작품 ‘풍수’는 2006년 1월 작가가 타계하기 전 완성한 마지막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를 잃은 안타까움과 진한 여운이 다시 한 번 가슴 한편을 맴돌게 한다.
세계가 주목한 ‘20세기의 거장’
그의 작품은 한국을 넘어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미술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1996년 4월 열린 몬테카를로 국제현대미술전에서 특별상을 받았고, 1999년 6월에는 프랑스의 미술잡지 ‘위니베르 데자르(Univers des Arts)’ 표지에 그의 작품이 실리기도 하였다.
한국과 유럽화단을 중심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며 다양한 작품세계를 선보인 그에 대해 프랑스 미술평론가 파트리스 드 라 페리에르(Patrice de La Perrière)는 ‘20세기의 거장’이라고 평했다. 또한 "오 화백은 피카소, 마티스, 보나르, 고야처럼 연구되어야 할 화가로 그의 작품은 20세기 미술사의 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라고 극찬했다.
10년만 더 붓을 잡았더라면 세계무대를 주름잡았을 그가 오늘날 몹시 보고 싶고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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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승윤, 수련(睡蓮, Water Lily), 1992, oil on canvas, 45.5×53c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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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승윤, 도라지 꽃(BalloonFlower), oil on canvas, 40.9×31.8c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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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승윤 화백 |
[작가 프로필]
오승윤 (1939~2006)
홍익대학교 회화 학사 전남대학교 예술대학 교수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UN IAEWP 세계평화교육자상 모나코 몬테카를로 국제현대미술전 특별상
박준호‧ 김지해 기자 hoahn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