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서양화단을 대표하는 구상작가, 최쌍중 화백!
박준호·김지민 기자입력 : 2022. 01. 17(월) 07:53
최쌍중, 누드(Nude), 1980, 캔버스에 유채, 24.2×33.4cm
현대 서양화단을 대표하는 구상작가

호남의 현대 서양화단이 오지호(吳之湖)로 상징되는 자연주의와 인상주의적 전통을 가지고 있다면, 최쌍중(崔雙仲) 화백은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그 화맥을 이어받은 작가로 인정받아 왔다.  그는 홍익대 미대를 졸업 후 1964년 ‘수채화협회’를 창립, 1974년에는 ‘한국신미술회’를 창립하였다. 제14회・제24회 대한민국미술대전(국전)에서 특선의 영예를 얻은 바 있다. 1976년 4월에 떠난 30개월의 유럽여행과 독일 및 파리 체류가 가져다 준 외지에서의 다채로운 제작체험과 예술적 정열의 연소는 이 젊은 작가의 저력과 가능성이 얼마나 풍부한가를 입증해 주었다.

‘현장성’을 중시한 그의 작품세계

​현장감 있는 그림이 생명이 길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실례로 포구에 정박해 있는 배를 그린다면, 바람을 맞으며 현장에서 스케치 할 때와 횟집 유리창으로 내다본 풍경이 틀리듯이, 손으로만 그리는 것이 아닌 가슴으로 느끼며 생동감 넘친 그림을 그리고자 한다는 것이다. 향토적인 시골마을 풍경 묘사에서는 우리네 어머니, 할머니와 닮은 인물을 거칠고 투박한 질감으로 표현해 내며 현장감과 고향의 향수를 동시에 느끼게 한다. 또한 해경에는 바다 내음이 풍기고, 봄 풍경에는 따사로운 온기가 느껴지며, 꽃 정물에서는 싱싱한 생명력을, 누드화에서는 관능미와 생동감을 느낄 수 있는 이유이다. 본 작품 <누드>에서도 석양녘 해변에 포즈를 취한 여체(女體)를 작가 특유의 색감과 거칠고 투박한 질감을 이용해 여체를 완벽히 자연의 일부로 만들었다. 나부(裸婦)의 민망함은 사라지고 자연과 조화를 이룬 생명력 넘치는 대상으로 우리 앞에 보이는 이유이다. 그는 다채롭게 변화하는 자연의 섭리 속에서 많은 유형의 사람들과 접하면서 다양한 사물과 인생살이를 그의 캔버스에 따뜻하게 표현해 냈다.

그의 ‘전부’였던 그림과 그의 ‘꿈’

나의 ‘혼’은 그림이다. 그리고 내 ‘전부’다. 나는 지금껏 그림 이외에는 별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다. 아무리 아름다운 꽃과 풍경일지라도 그림의 소재일 뿐 마음속에 품어본 적이 없다. 한말로 그림에 미쳐 살았다는 말을 서슴지 않게 하겠다. 돌이켜보면 그림을 그리러 다녔던 그 수많은 날들, 진정 자연의 숨소리는 나의 가슴을 벅차오르게 했다. 뿐만 아니다. 대자연에 대한 인간의 한계를 느끼며 나는 조금이나마 그 세계를 표현하고자 보헤미안(Bohemian)처럼 돌아다녔다. 나의 그림수업은 중학교 때 우연히 미술반 구경을 간 것이 계기가 되었다. 그때부터 나는 친구들과 어울려 그림 그리러 다니는 것이 좋았고, 그럴 때면 소풍 가듯 들떠 이상한 흥분을 일으키곤 했다. 특히 어머니의 이해와 격려는 그림에 대한 의욕을 불사르게 해서 소묘, 수채화, 유화, 판화 등 모든 장르를 넘나들며 열심히 했다. 더욱이 수상에는 무관한 채 꾸준히 내 그림의 길로 정진함으로써 좋은 화가로의 길을 모색했다. 그렇다. 변함없이 그림에 대한 올바른 자세와 개성, 그리고 혼이 내재되어 있는 그림. 그것이 내 그림의 생명력이다. 바라고 싶은 건 ‘미술관’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에게 그림을 보여주며 아름다운 삶을 안겨주고 싶다.(작가노트 중)

그의 ‘꿈’ 이뤄지길

그의 고향 담양은 호남에서도 손꼽히는 관광명소이다. 미국 CNN 방송이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50곳’에 선정된 대나무 낙원 ‘죽녹원’, 관방천을 따라 형성된 멋스러운 나무숲 ‘관방제림’, 프랑스 마을을 그대로 옮겨놓은 ‘메타프로방스’, 낭만의 가로수 ‘메타세쿼이아 길’ 그리고 먹거리 ‘떡갈비와 대통밥’ 역시 빠질 수 없는 담양의 상징이다. 이런 관광도시에 그의 이름을 딴 ‘미술관’이 설립된다면 참으로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이를 위해 중앙정부와 지자체, 유가족과 미술동호인 등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시기이다. 미술관을 지어 그림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싶다는 그의 ‘꿈’이 하루 속히 이뤄지길 염원한다.

최쌍중, 어촌(Fishing Village), 1980, 캔버스에 유채, 24.2×33.4cm


최쌍중, 유럽 풍경(European Landscape), 1976, 종이에 수채, 29×39cm


최쌍중 화백


[작가 프로필]

최쌍중(1944~2005) 전남 담양 출생 그림 입문(중학교 2학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졸업 수채화협회 창립 한국신미술회 창립
박준호·김지민 기자 hoahn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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