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도 식량이다' 보리산업 근본적 대책 있어야
조기영-농협전남지역본부 양곡자재단 단장
이슈!광주전남입력 : 2020. 08. 07(금) 17:01

조기영 농협전남지역본부 양곡자재단 단장
보리는 선사시대부터 에티오피아와 남동 아시아에서 재배되면서 식량으로 쓰였다. 이후 BC 5000년 이집트, BC 2000년경에는 중국 등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쌀과 함께 우리 민족의 대표적인 식량인 보리는 아주 오래전 쌀이 귀할 때 쌀을 대신하는 주식으로 밥상에 올랐다. 지금은 추억이 됐만 학교에서는 보리밥 먹기를 권장하고 도시락에 보리밥 혼식검사까지 받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엔 보리혼식을 권장하는 노래도 있었다.
"꼬꼬댁 꼬꼬 먼동이 튼다 복남이네 집에서 아침을 먹네 옹기종기 모여 앉아 꽁당보리밥(중략) 보리밥 먹는 사람 신체 건강해"
어렸을 적 꽤나 많이 듣고 불렀을 귀에 익은 노래다. 길고긴 겨울을 보내고 먹을 것이 다 떨어져 보리가 익기를 기다리는데 이 시기를 보릿고개라 한다.
지금도 보릿고개는 가장 힘들고 곤궁함을 표현할 때 쓰인다. 보리는 우리의 문화와 생활에 있어 항상 함께해 왔고 배고픔을 달래주는 희망이었다. 하지만 오늘에 와서는 보리가 귀한 대접을 받지 못한다. 보리밥은 형태가 까맣고 식감이 거칠다. 쌀이 남아돌고 먹을 것이 넘쳐나는 현재에는 까맣고 거친 보리밥이 인기가 없다.
보리는 1974년 1인당 연간소비량이 39.9㎏에 달했다. 그러나 1970년대 정부의 쌀 증산정책이 성공하면서 소비가 급격히 감소, 지난해에는 1.4㎏까지 줄었다. 이젠 보리밥은 전문으로 하는 보리밥집 이외에는 우리의 밥상에서 찾아볼 수 없다.
올해 우리나라 보리 생산량은 15만톤 정도로 예상된다. 금년 보리 수요량이 12만톤 임을 감안하면 3만톤이 과잉 생산되는 셈이다.
2012년 정부는 보리소비 감소, 보관료 비용 증가, 창고부족, 품질저하 등을 이유로 정부수매 제도를 폐지했다. 정부수매 제도 폐지 이후 보리 가격은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이 결정됐다. 한때 5만원(40㎏) 이상 거래되기도 했으나 2018년부터 생산이 과잉되면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금년에는 3만4000원까지 떨어졌다. 비계약 보리가격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가격이 2만3000원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농민들은 생산비도 못 건질 형편에 처했다. 정부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여 농민들의 시름은 깊다. 이에 산지에서는 정부가 항구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호소한다.
농업인들은 동계작물 중 보리 말고는 마땅한 대체작물이 없어 보리를 심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농민들의 안정적인 보리 생산을 위해서는 보리를 대체할 만한 작물을 개발해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이유다. 이를테면 밀, 청보리, 이탈리안 라이글라스 등에 대해 재배 지원책을 마련하고 장려하면 보리 수급문제가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연간 밀수입은 약 379만톤(식용 233만톤·사료용 146만톤/201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쌀 생산량(374만톤)과 맞먹는 많은 물량이다.
오래전부터 일정물량에 대해선 국산밀로 대체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다행히 올해 2월부터 우리밀 산업 성장을 위한 밀산업육성법이 시행되고 있다. 우리밀을 육성하고 재배면적을 늘리기 위해서는 수입밀에 대한 쿼터제 도입과 국산밀 의무할당제 도입 등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국내산 조사료의 확대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 국내산 조사료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소비처가 확보돼야 한다. 축산에 쓰이는 조사료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 축산 농가들이 국내산보다 수입산 품질이 더 좋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국내산 조사료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조사료 생산 농가에 대한 재정적 지원과 혼파(청보리+이탈리안 라이글라스)와 같은 재배기술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들어 식량정책을 강화하는 나라들이 늘어나면서 식량안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보리산업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국내산 보리 소비확대를 위해 보리 식문화 개발과 밀산업육성법과 같은 보리산업육성법을 재정해야 한다. 아울러 보리수매제 부활, 보리타작물재배, 휴경제 도입 등도 검토 돼야 한다.
보리에는 단백질, 칼슘, 인, 비타민B과 탄수화물 등 몸에 이로는 영양소가 많이 들어 있다. 또한 보리밥은 당뇨병 예방·개선, 변비개선, 다이어트 및 지방간 개선에 도움을 준다. 특히 쌀밥 보다 보리밥이 당뇨 예방에 좋고 다이어트 식품으로 적격이라고 한다. 우스갯소리지만 보리밥 방귀는 냄새가 심하다.
보리는 건강한 먹거리다. 전남은 전북·경남과 함께 보리 주산지다. 보리 말고는 마땅히 심을 동계작물이 없는 농업인들은 힘들지만 보리를 계속해서 심을 수밖에 없다. 겨울에 땅을 놀리지 못하고 무엇인가 심어야하는 마음이 농심(農心)이다. 보리가 남아도니 심지 말라고 하는 것은 농민의 마음을 저버리는 행위다. 보리도 식량이다. 보리가 귀중한 식량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쌀과 함께 우리 민족의 대표적인 식량인 보리는 아주 오래전 쌀이 귀할 때 쌀을 대신하는 주식으로 밥상에 올랐다. 지금은 추억이 됐만 학교에서는 보리밥 먹기를 권장하고 도시락에 보리밥 혼식검사까지 받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엔 보리혼식을 권장하는 노래도 있었다.
"꼬꼬댁 꼬꼬 먼동이 튼다 복남이네 집에서 아침을 먹네 옹기종기 모여 앉아 꽁당보리밥(중략) 보리밥 먹는 사람 신체 건강해"
어렸을 적 꽤나 많이 듣고 불렀을 귀에 익은 노래다. 길고긴 겨울을 보내고 먹을 것이 다 떨어져 보리가 익기를 기다리는데 이 시기를 보릿고개라 한다.
지금도 보릿고개는 가장 힘들고 곤궁함을 표현할 때 쓰인다. 보리는 우리의 문화와 생활에 있어 항상 함께해 왔고 배고픔을 달래주는 희망이었다. 하지만 오늘에 와서는 보리가 귀한 대접을 받지 못한다. 보리밥은 형태가 까맣고 식감이 거칠다. 쌀이 남아돌고 먹을 것이 넘쳐나는 현재에는 까맣고 거친 보리밥이 인기가 없다.
보리는 1974년 1인당 연간소비량이 39.9㎏에 달했다. 그러나 1970년대 정부의 쌀 증산정책이 성공하면서 소비가 급격히 감소, 지난해에는 1.4㎏까지 줄었다. 이젠 보리밥은 전문으로 하는 보리밥집 이외에는 우리의 밥상에서 찾아볼 수 없다.
올해 우리나라 보리 생산량은 15만톤 정도로 예상된다. 금년 보리 수요량이 12만톤 임을 감안하면 3만톤이 과잉 생산되는 셈이다.
2012년 정부는 보리소비 감소, 보관료 비용 증가, 창고부족, 품질저하 등을 이유로 정부수매 제도를 폐지했다. 정부수매 제도 폐지 이후 보리 가격은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이 결정됐다. 한때 5만원(40㎏) 이상 거래되기도 했으나 2018년부터 생산이 과잉되면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금년에는 3만4000원까지 떨어졌다. 비계약 보리가격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가격이 2만3000원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농민들은 생산비도 못 건질 형편에 처했다. 정부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여 농민들의 시름은 깊다. 이에 산지에서는 정부가 항구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호소한다.
농업인들은 동계작물 중 보리 말고는 마땅한 대체작물이 없어 보리를 심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농민들의 안정적인 보리 생산을 위해서는 보리를 대체할 만한 작물을 개발해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이유다. 이를테면 밀, 청보리, 이탈리안 라이글라스 등에 대해 재배 지원책을 마련하고 장려하면 보리 수급문제가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연간 밀수입은 약 379만톤(식용 233만톤·사료용 146만톤/201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쌀 생산량(374만톤)과 맞먹는 많은 물량이다.
오래전부터 일정물량에 대해선 국산밀로 대체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다행히 올해 2월부터 우리밀 산업 성장을 위한 밀산업육성법이 시행되고 있다. 우리밀을 육성하고 재배면적을 늘리기 위해서는 수입밀에 대한 쿼터제 도입과 국산밀 의무할당제 도입 등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국내산 조사료의 확대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 국내산 조사료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소비처가 확보돼야 한다. 축산에 쓰이는 조사료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 축산 농가들이 국내산보다 수입산 품질이 더 좋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국내산 조사료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조사료 생산 농가에 대한 재정적 지원과 혼파(청보리+이탈리안 라이글라스)와 같은 재배기술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들어 식량정책을 강화하는 나라들이 늘어나면서 식량안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보리산업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국내산 보리 소비확대를 위해 보리 식문화 개발과 밀산업육성법과 같은 보리산업육성법을 재정해야 한다. 아울러 보리수매제 부활, 보리타작물재배, 휴경제 도입 등도 검토 돼야 한다.
보리에는 단백질, 칼슘, 인, 비타민B과 탄수화물 등 몸에 이로는 영양소가 많이 들어 있다. 또한 보리밥은 당뇨병 예방·개선, 변비개선, 다이어트 및 지방간 개선에 도움을 준다. 특히 쌀밥 보다 보리밥이 당뇨 예방에 좋고 다이어트 식품으로 적격이라고 한다. 우스갯소리지만 보리밥 방귀는 냄새가 심하다.
보리는 건강한 먹거리다. 전남은 전북·경남과 함께 보리 주산지다. 보리 말고는 마땅히 심을 동계작물이 없는 농업인들은 힘들지만 보리를 계속해서 심을 수밖에 없다. 겨울에 땅을 놀리지 못하고 무엇인가 심어야하는 마음이 농심(農心)이다. 보리가 남아도니 심지 말라고 하는 것은 농민의 마음을 저버리는 행위다. 보리도 식량이다. 보리가 귀중한 식량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이슈!광주전남 hoahn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