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함평천지한우, 생고기비빔밥, 돌머리해수욕장, 자동차극장 등등…. 함평군에 관한 다양한 이미지가 순간 머릿속을 스칠 것이다. 이 중에서도 단연 1순위는 ‘꽃과 나비의 고장’ 함평이다. 청정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함평군과 꽃, 나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나비’하면 ‘함평군’이라는 공식은 지역축제깨나 다녀봤던 사람들이라면, 뇌리에 깊이 박힌 지 오래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함평은 1999년 제1회 나비대축제를 시작으로, 매년 봄이면 나비축제를 열어 왔고 22회까지 진행했다. 가을철이면 군 전체가 국화 향으로 번진다. 2009년부터 시작한 대한민국 국향대전이 바로 그것이다. 봄·가을철 축제가 열리면 나들이객이 타고 온 자동차와 관광버스가 쉴 새 없이 드나들어, 읍내 축제장 인근에 주차난이 벌어질 정도다. 인구 3만2천명의 고장에 연간 최소 30만여 명의 방문객이 다녀갔으니, 그 인기와 규모를 실감할 만하다. 축제는 입장료 수입만으로도 행사 개최 비용을 충당하고도 남았고, 관광객들이 축제 현장 인근의 식당, 카페를 이용함에 따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역할을 했다. 이처럼 함평군은 시즌 관광을 통해 전남에서 제일가는 축제 명소로 발돋움 해 왔다. 축제가 열리면 군청 직원들이 나서서 현장에 인력을 보탰고, 군민들은 손님맞이에 여념이 없었다. 지난해 함평은 코로나19라는 악재를 만나게 됐다. 전례 없는 바이러스의 창궐로 전국 단위의 축제나 행사가 대부분 취소됐다. 나비대축제와 국향대전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시간이 흐르는 것을 마냥 손 놓고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 축제가 열리지 않는 동안 함평군은 언제든지 다시 축제·행사를 열 수 있는 채비를 해 왔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4 4 8 함평관광 프로젝트’를 수립한 것이다. ‘4 4 8 함평관광 프로젝트’는 숲에서 4시간, 바다에서 4시간, 함평 숙소에서 8시간 묵도록 해, 함평에 온 관광객을 16시간 이상 머무를 수 있도록 하는 관광 프로젝트다. 사계절 내내 관광객이 머무르는 ‘체류형 관광지’로서 변모하고, 시즌 관광의 한계를 뛰어넘겠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그 시작으로 함평군은 지난 1월 자동차극장을 개장했다. 방문객들이 자동차 안에서 영화를 관람하기 때문에 코로나19 감염의 위험에서 자유롭고 안전한 문화생활이라는 점도 인기에 한 몫 톡톡히 했다. 개장 4개월여 만에 5천여 대의 차가 다녀갔고, 입장권 수입만으로 1억여원을 돌파했다. 여기에 함평군은 최근 숲길-생태길-도시정원길을 이은 ‘함평천지길’을 조성하면서, 휴식과 건강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관광지 개발에 나섰다. 위드 코로나 시대 전국 최고의 ‘웰니스(wellness 웰빙, 행복, 건강의 합성어로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건강한 상태) 관광지’ 만들기에 주력한다는 포부다. 함평천지길은 함평엑스포공원, 화양근린공원, 함평천 생태습지를 잇는 6㎞ 도보길이다. 기존 보유 자원들을 활용, 개선·정비해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용을 누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이런 가운데 전국적으로도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어느 정도 잦아들고, 일상 회복이 성큼 다가왔다는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올 10월에는 대한민국 국향대전을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7월 중이면 구체적인 계획이 수립되고 본격적인 축제 준비에 만전을 기할 터다. 급변하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입장객 제한이나 비대면 축제 등 안전한 거리두기 속에 축제를 운영할 방침이다. 대한민국 국향대전은 다채로운 국화꽃은 물론, 대형 국화조형물까지 국화의 모든 것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가을축제다. 다시 한 번 함평에 축제 분위기 조성의 불을 댕긴다. 함평군민과 전 국민이 축제장에서 예년의 활기를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