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두 차례의 기획 보도를 통해 김순호 구례군수 재임 기간 동안 불거진 각종 특혜·비리 의혹, 상식 이하의 예산 집행, 권력 사유화 논란, 그리고 개발 지상주의에 따른 환경 파괴 문제 등을 심층적으로 살펴보았다. 마지막 3부에서는 이러한 문제들이 반복되는 배경과 함께, 논란에 대한 김 군수와 구례군청의 대응 방식, 그리고 ‘순수 구례’의 가치를 회복하기 위한 과제를 짚어본다. ‘소통’을 강조하지만 정작 군민과의 진정한 소통에는 미흡하고, ‘미래 창조’를 외치지만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듯한 모습은 구례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과거는 현재의 거울?… 음주운전 전력과 책임성의 상관관계
김순호 군수는 과거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으로 두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 2003년 3월 5일 벌금 100만 원, 2008년 8월 11일 벌금 150만 원을 각각 선고받았다. 이는 공직 후보자로서의 도덕성 검증 과정에서 이미 공개된 사실이며, 유권자들의 평가를 거쳤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과거의 법규 위반 사실은 현재 불거지는 여러 논란과 맞물려 김 군수의 책임 의식과 준법정신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다시금 제기하게 만든다.  

물론 과거의 잘못이 현재의 모든 행보를 규정짓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1, 2부에서 지적했듯이, 김 군수 재임 기간 동안 제기된 직권남용 의혹, 규정 위반 논란, 그리고 소통 부재의 모습들은 과거 음주운전 전력과 함께 ‘법과 규범을 경시하는 태도’가 일관되게 나타나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낳는 대목이다. 이러한 과거 전력은 현재 제기되는 여러 의혹에 대한 김 군수의 해명이나 입장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군민들이 군정을 바라보는 시선에 불신을 더하는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논란에 대한 ‘공식’ 대응… 투명성·책임성은 어디에?
김순호 군수와 구례군청은 각종 논란에 대해 대체로 의혹을 부인하거나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왔다는 것이 중론이다. 예를 들어, 5.18 왜곡 매체인 ‘스카이데일리’에 광고비를 집행한 논란에 대해 군 관계자는 “매체의 정치적인 성향을 몰랐다”며 “군 차원의 사과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또한, 친인척 및 측근 업체에 대한 수의계약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군청 비서실 등은 군수의 개입이 없었다고 일축했다.  

이러한 대응 방식은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려는 의지보다는 당장의 상황을 모면하려는 데 급급하다는 인상을 주며, 군민들과의 진정한 소통을 중시한다는 김 군수의 평소 공언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심각한 의혹이 제기되어도 명확한 해명이나 책임 있는 후속 조치가 뒤따르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구례 군정에 대한 공적 신뢰는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는 것이 지역 사회의 냉정한 평가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민단체, 지역 주민들의 문제 제기, 그리고 언론의 감시 역할은 구례 군정의 문제점을 공론화하고 책임을 요구하는 데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군정 내부의 자정 능력이나 독립적인 외부 감시 시스템이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반복되는 논란의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책임성 결여’는 단순히 개별 사안의 문제를 넘어, 지방자치 행정 시스템 전반의 건강성에 대한 심각한 경고등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순수 구례’ 이미지 실추… 공동체 통합마저 위협
구례는 지리산과 섬진강이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환경 덕분에 ‘순수’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으며, 이는 지역 농특산물의 브랜드 가치 와 관광 경쟁력의 중요한 자산이 되어왔다. 그러나 김순호 군수 행정하에서 불거진 각종 ‘불순한’ 의혹과 불투명한 결정들은 이러한 구례의 핵심 가치를 정면으로 거스르며 지역 이미지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리더십의 도덕성과 행정의 공정성에 대한 의문은 군민들의 자긍심에 깊은 상처를 입히고, 나아가 지역 공동체의 통합마저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지리산 골프장 건설 논란 등 개발 사업을 둘러싼 찬반 갈등은 주민 간 반목을 심화시키고 공동체 분열을 야기하고 있다는 우려가 크다. ‘순수’를 내세워야 할 구례군정이 오히려 그 순수성을 오염시키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 구례의 미래, 투명성과 책임성 회복에 달렸다
김순호 군수 재임 기간 동안 구례 군정은 다수의 심각한 논란에 휩싸이며 공적 신뢰에 큰 타격을 입었다. 친인척 특혜 의혹, 부적절한 예산 집행, 직권남용 논란, 환경 파괴 문제 등은 일회성 실수가 아닌, 군정 운영 전반에 걸친 투명성 부족, 책임성 결여, 소통 부재라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구례 군정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군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근본적인 변화와 노력이 시급히 요구된다.

첫째, 제기된 모든 의혹에 대한 독립적이고 철저한 진상 규명이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친인척 특혜 계약 의혹, 폐기물 처리 비리 의혹, 지리산 골프장 불법 벌채 및 인허가 과정 등에 대해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객관적인 조사를 통해 한 점 의혹 없이 진실을 밝혀야 한다.

둘째, 군정 운영의 투명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실질적인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 예산 집행, 계약 체결, 개발 사업 추진 등 주요 정책 결정 과정을 군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반대 의견을 포함한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며 정책에 반영하는 민주적 절차를 확립해야 한다.

셋째, 김순호 군수 스스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명확하고 진솔하게 해명하고, 과오가 드러날 경우 군민 앞에 사과하며 실질적인 개선 의지를 행동으로 증명해야 한다. ‘몰랐다’거나 ‘관여하지 않았다’는 식의 해명은 더 이상 군민들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

넷째, 유사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 내부 통제 시스템을 강화하고 외부 감시 기능을 활성화하여, 수의계약 기준 강화, 환경영향평가 절차의 실질화, 공무원 인사 시스템의 공정성 확보 등 제도적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구례의 상황은 비단 구례군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이는 한국 지방자치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로서, 견제받지 않는 지방 권력의 위험성과 투명성 및 책임성 확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운다. 구례 군민들과 시민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감시, 그리고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행동만이 구례의 ‘순수성’을 되찾고 건강한 지방자치를 실현하는 유일한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구례의 미래는 구례군민 스스로 만들어가야 하며, 그 시작은 군정의 투명성과 책임성 회복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