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인데도 출하정지…농가 “과밀·합사로 방역 역효과”
장기화된 출하 정지, 돼지 면역력 붕괴 우려
음성 판정 시 신속 출하 허용해야 원천방역 유지
획일적 역학 규제가 오히려 질병 확산 부추긴다
음성 판정 시 신속 출하 허용해야 원천방역 유지
획일적 역학 규제가 오히려 질병 확산 부추긴다
강병석 기자입력 : 2026. 02. 11(수) 13:05

지난 9일 나주시가 관내 양돈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하자 재난안전대책본부 가동회의를 진행했다. [사진=나주시]
최근 전남 영광과 나주 등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잇따라 발생해 방역 당국이 고강도 이동제한 조치를 내린 가운데, 일선 농가에서는 역학 관련 농장에 대한 획일적 출하 정지 명령이 오히려 가축의 면역 체계를 흔들어 방역망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 잇따른 확진에 묶인 발… "좁은 돈사서 영역 다툼 치열"
11일 관련 업계와 전남 지역 양돈 농가에 따르면, 역학 관련 농장에 대한 출하 정지 조치가 이어지면서 현장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월 26일 영광에 이어 2월 9일 나주에서 ASF가 확진되자 방역 당국과 전라남도는 확산 차단을 위해 발생 농장 반경 10km 내 방역대를 설정하고, 역학 관련 농장에 대한 이동 제한과 정밀 검사를 강화했다.
문제는 도축장이나 타 농장과 역학 관계가 확인될 경우 내려지는 ‘출하 정지’ 기간이다. ASF 긴급행동지침(SOP)은 역학 유형에 따라 출하 재개 기준을 달리 두고, 정밀검사에서 이상이 없더라도 일정 기간 경과 후에야 지정도축장 출하가 가능하도록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가들은 “검사에서 음성이 확인된 농장까지 일률적으로 장기간 묶어두면, 현장에서는 오히려 방역의 빈틈이 생긴다”고 호소했다.
한 양돈 농가는 10일 의견서를 통해 “출하가 정지되면 115kg에 달하는 다 자란 돼지들이 출하되지 못하고 돈사에 남게 된다”며 “좁은 공간에서 서열과 영역 확보를 위해 사료와 물도 먹지 않고 3~4일간 싸움을 반복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 스트레스가 면역 붕괴… 딜레마 빠진 '출하 제한'
해당 농가는 이러한 과밀 사육 환경이 가축의 극심한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면역력을 급격히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의견서에 따르면 농장 방역의 핵심은 소독 중심의 차단 방역뿐 아니라 가축 스스로 질병을 이겨낼 수 있도록 면역을 유지하는 ‘원천 방역’에 있다. 그러나 출하 정지로 합사가 불가피해지면 이 원천 방역이 훼손되고, 결국 질병에 취약한 상태가 되면서 주변 지역으로 위험이 확산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 농가 측 주장이다.
현재 현장에서는 역학 농장에 대해 정밀 혈액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더라도 ‘경과 기간’ 등 기준을 이유로 출하가 곧바로 풀리지 않는 사례가 발생한다고 한다. 이에 대해 농가 측은 “출하 정지를 견딜 수 없는 농장은 아무리 소독을 철저히 해도 ‘방역의 역설’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음성 확인 이후의 출하·도축 절차를 보다 탄력적으로 운영해 달라고 요구했다.
■ "음성 시 즉시 출하해야"… 과밀 해소, 새 방역 대안으로
농가들은 대안으로 ‘신속한 출하(지정도축장 중심)’를 제시했다. 혈액검사 결과 음성으로 확인되는 경우, 일괄 대기보다 조건부·단계적 출하를 허용해 돈사 내 밀집도를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남은 가축들의 면역력 유지가 가능한 환경을 보존해 농장 내 자발적 방어 능력을 지키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의견서를 제출한 농가는 “중세 흑사병이나 코로나19 사례에서 보듯 면역력은 질병 방어의 핵심”이라며 “출하 정지로 원천 방역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음성 판정 확인과 동시에 신속하게 출하해 농장의 방역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정책을 검토해 달라”고 당국에 간곡히 요청했다.
한편 방역 당국은 나주 ASF 발생 직후 24시간 일시 이동중지(Standstill) 등 긴급 조치를 시행하고 가용 소독 자원을 총동원하는 등 차단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영광 ASF 발생 당시에는 전국 단위 48시간 일시 이동중지가 내려진 바 있다. 방역 효과를 높이면서도 현장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과밀·합사 위험을 줄이기 위해, 방역과 농가 생존권 사이 접점을 찾는 정교한 정책 보완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 잇따른 확진에 묶인 발… "좁은 돈사서 영역 다툼 치열"
11일 관련 업계와 전남 지역 양돈 농가에 따르면, 역학 관련 농장에 대한 출하 정지 조치가 이어지면서 현장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월 26일 영광에 이어 2월 9일 나주에서 ASF가 확진되자 방역 당국과 전라남도는 확산 차단을 위해 발생 농장 반경 10km 내 방역대를 설정하고, 역학 관련 농장에 대한 이동 제한과 정밀 검사를 강화했다.
문제는 도축장이나 타 농장과 역학 관계가 확인될 경우 내려지는 ‘출하 정지’ 기간이다. ASF 긴급행동지침(SOP)은 역학 유형에 따라 출하 재개 기준을 달리 두고, 정밀검사에서 이상이 없더라도 일정 기간 경과 후에야 지정도축장 출하가 가능하도록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가들은 “검사에서 음성이 확인된 농장까지 일률적으로 장기간 묶어두면, 현장에서는 오히려 방역의 빈틈이 생긴다”고 호소했다.
한 양돈 농가는 10일 의견서를 통해 “출하가 정지되면 115kg에 달하는 다 자란 돼지들이 출하되지 못하고 돈사에 남게 된다”며 “좁은 공간에서 서열과 영역 확보를 위해 사료와 물도 먹지 않고 3~4일간 싸움을 반복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 스트레스가 면역 붕괴… 딜레마 빠진 '출하 제한'
해당 농가는 이러한 과밀 사육 환경이 가축의 극심한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면역력을 급격히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의견서에 따르면 농장 방역의 핵심은 소독 중심의 차단 방역뿐 아니라 가축 스스로 질병을 이겨낼 수 있도록 면역을 유지하는 ‘원천 방역’에 있다. 그러나 출하 정지로 합사가 불가피해지면 이 원천 방역이 훼손되고, 결국 질병에 취약한 상태가 되면서 주변 지역으로 위험이 확산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 농가 측 주장이다.
현재 현장에서는 역학 농장에 대해 정밀 혈액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더라도 ‘경과 기간’ 등 기준을 이유로 출하가 곧바로 풀리지 않는 사례가 발생한다고 한다. 이에 대해 농가 측은 “출하 정지를 견딜 수 없는 농장은 아무리 소독을 철저히 해도 ‘방역의 역설’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음성 확인 이후의 출하·도축 절차를 보다 탄력적으로 운영해 달라고 요구했다.
■ "음성 시 즉시 출하해야"… 과밀 해소, 새 방역 대안으로
농가들은 대안으로 ‘신속한 출하(지정도축장 중심)’를 제시했다. 혈액검사 결과 음성으로 확인되는 경우, 일괄 대기보다 조건부·단계적 출하를 허용해 돈사 내 밀집도를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남은 가축들의 면역력 유지가 가능한 환경을 보존해 농장 내 자발적 방어 능력을 지키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의견서를 제출한 농가는 “중세 흑사병이나 코로나19 사례에서 보듯 면역력은 질병 방어의 핵심”이라며 “출하 정지로 원천 방역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음성 판정 확인과 동시에 신속하게 출하해 농장의 방역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정책을 검토해 달라”고 당국에 간곡히 요청했다.
한편 방역 당국은 나주 ASF 발생 직후 24시간 일시 이동중지(Standstill) 등 긴급 조치를 시행하고 가용 소독 자원을 총동원하는 등 차단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영광 ASF 발생 당시에는 전국 단위 48시간 일시 이동중지가 내려진 바 있다. 방역 효과를 높이면서도 현장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과밀·합사 위험을 줄이기 위해, 방역과 농가 생존권 사이 접점을 찾는 정교한 정책 보완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강병석 기자 hoahn01@hanmail.net
